
파워 서플라이(PSU)와 80 Plus 등급
컴퓨터가 이유 없이 자꾸 재부팅된다면? 저가형 '뻥파워'에 당해본 호갱님의 파워 서플라이 중요성 설파. 심장의 펌프질이 일정해야 사람이(컴퓨터가) 삽니다.

컴퓨터가 이유 없이 자꾸 재부팅된다면? 저가형 '뻥파워'에 당해본 호갱님의 파워 서플라이 중요성 설파. 심장의 펌프질이 일정해야 사람이(컴퓨터가)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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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게임만 하면 컴퓨터가 픽 하고 꺼지는 증상이 있었습니다. 바이러스인가? 램 접촉 불량인가? 그래픽카드가 고장 났나? 별의별 짓을 다 해봐도 원인을 못 찾다가, 수리점에 가서야 범인을 잡았습니다. "파워가 맛이 갔네요. 묻지마 뻥파워 쓰셔서 그래요."
파워 서플라이(PSU). 그냥 전원 코드 꽂는 구멍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이게 컴퓨터의 심장이었습니다. 그리고 심장이 부정맥(전압 불안정)을 일으키면, 뇌(CPU)고 근육(GPU)이고 뭐고 다 멈춘다는 걸 배웠습니다.
그날 이후로 저는 PC를 맞출 때 파워부터 고르게 됐습니다. 비싼 CPU나 화려한 RGB 쿨러보다, 안정적인 심장이 훨씬 중요하다고 이해했습니다.
처음 PSU의 역할을 들었을 때는 이해가 안 갔습니다. "교류를 직류로 바꾼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몰랐습니다. AC와 DC는 아는데, 왜 바꿔야 하는 건지, 어떻게 바꾸는 건지 와닿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 비유를 듣자마자 확 와닿았습니다. "PSU는 정수장이다."
우리 집 콘센트에서 나오는 전기는 220V 교류(AC)입니다. 전압이 플러스와 마이너스를 번갈아가면서 왔다 갔다 합니다. 파도처럼 출렁거립니다. 이건 마치 강물이나 바닷물 같은 겁니다. 흐르긴 하는데 불순물이 섞여 있고 압력이 일정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컴퓨터 부품들은 12V, 5V, 3.3V 직류(DC)를 먹습니다. 전압이 한 방향으로만 흐르고, 일정한 수준을 유지해야 합니다. 잔잔한 호수 같은 전기여야 합니다. 이건 마치 정수된 깨끗한 물이 필요한 겁니다. 압력도 일정하고 불순물도 없어야 합니다.
PSU는 거친 파도(AC 220V)를 받아서 잔잔한 물(DC 12V)로 바꿔주는 정수장이자 변환 시스템입니다.
PSU 내부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납니다.
싸구려 파워는 이 정수 과정이 엉망입니다. 잔잔해야 할 DC 전기에 노이즈(불순물, 잔물결)가 섞여 들어갑니다. 민감한 반도체 부품들에게는 이게 독극물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래서 컴퓨터가 쇼크사(재부팅, 셧다운) 하는 겁니다.
전압이 흔들리는 걸 리플(Ripple)이라고 부릅니다. 좋은 파워는 리플이 50mV 이하입니다. 거의 파동이 없는 거죠. 뻥파워는 리플이 200mV 넘게 튑니다. 파도가 쳐요.
제가 겪었던 게임 중 랜덤 셧다운이 바로 이 리플 때문이었습니다. GPU가 전력을 확 당겨 쓸 때, 파워가 전압을 안정적으로 못 잡으면 순간적으로 CPU나 메모리에 전압 강하(Voltage Drop)가 발생합니다. 그러면 시스템이 그냥 멈춥니다. 보호 회로가 작동해서 꺼지는 겁니다.
이걸 이해하고 나니까, 파워가 왜 심장인지 확실히 와닿았습니다.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면(부정맥), 뇌에 산소 공급이 불안정해지고, 사람이 쓰러집니다. 파워가 전압을 불안정하게 공급하면, CPU에 전기 공급이 흔들리고, 컴퓨터가 꺼집니다.
파워를 살 때 "80 Plus Standard, Bronze, Gold" 이런 등급을 봅니다. 처음엔 "금색이니까 좋은 거겠지" 했는데, 정확히는 '효율'의 차이였습니다.
효율이 뭔지 몰랐을 땐 "전기를 덜 쓰는 거겠지" 정도로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 계산을 보자마자 확 이해가 됐습니다.
이게 무슨 뜻이냐면, 파워 자체가 발열 장치가 된다는 겁니다. 125W면 백열전구 두 개를 켠 거랑 똑같습니다. 케이스 안에서 백열전구 두 개가 계속 켜져 있는 겁니다.
효율이 낮으면 두 가지 문제가 생깁니다.
제가 Gold 등급 파워로 바꾸고 나서 체감한 건, 팬 소음이 줄어든 것이었습니다. 예전엔 고부하 작업 시 파워 팬이 우웅우웅 돌았는데, Gold 등급은 조용했습니다. 발열이 적으니까 팬을 세게 돌릴 필요가 없었던 겁니다.
| 등급 | 50% 부하 효율 | 100% 부하 효율 | 비고 |
|---|---|---|---|
| 80 Plus | 80% | 80% | 최소 기준 |
| Bronze | 85% | 82% | 보급형 |
| Silver | 88% | 85% | - |
| Gold | 90% | 87% | 가성비 스위트스팟 |
| Platinum | 92% | 89% | 고급형 |
| Titanium | 94% | 90% | 데이터센터용 |
재밌는 건, 효율은 부하에 따라 변한다는 겁니다. 대부분의 파워는 50% 부하일 때 효율이 가장 좋습니다. 그래서 파워를 고를 때는 최대 소비 전력의 2배 용량을 권장합니다.
예를 들어, 제 시스템이 최대 400W를 쓴다면, 750W~850W 파워를 씁니다. 그러면 평소에는 50% 부하 구간에서 최고 효율로 동작합니다.
제가 당했던 '뻥파워'는 표기만 500W지, 실제로는 200W도 못 버티는 놈이었습니다. 이게 뭔 소리냐면, 12V 레일의 가용력을 속인 겁니다.
PSU는 여러 전압을 출력합니다.
그런데 요즘 시스템에서 전력을 가장 많이 쓰는 건 12V 레일입니다. CPU와 GPU가 여기서 전력을 뽑아갑니다.
뻥파워의 속임수는 이겁니다.
그러면 CPU와 GPU는 200W밖에 못 받습니다. 요즘 고사양 그래픽카드는 혼자서 300W를 먹습니다. 당연히 게임 돌릴 때 파워가 못 버티고 꺼지는 겁니다.
좋은 파워는 12V 레일이 전체 용량의 90% 이상입니다. 예를 들어 Seasonic 650W 파워는 12V에서 648W까지 줄 수 있습니다.
제가 AI 학습용 서버를 맞출 때, RTX 4090을 썼습니다. 이 그래픽카드는 TDP 450W입니다. CPU가 125W, 나머지 부품 합쳐서 75W라고 치면, 총 650W입니다.
그런데 순간 최대 전력(Transient Power Spike)은 TDP의 1.5배까지 튈 수 있습니다. 그러면 GPU만 675W를 순간적으로 당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1000W Gold 등급 파워를 썼습니다. 평소에는 60~70% 부하로 최고 효율에서 동작하고, 스파이크가 와도 여유롭게 버팁니다.
파워를 고를 때 또 하나 헷갈렸던 게 모듈러(Modular)와 비모듈러(Non-Modular)였습니다.
처음엔 "케이블 정리 좀 귀찮으면 어떠냐" 했는데, 실제로 써보니 에어플로우 차이가 컸습니다. 비모듈러 파워는 안 쓰는 케이블이 뭉쳐서 공기 흐름을 막습니다. 풀 모듈러는 필요한 케이블만 꽂으니까 케이스 안이 깔끔하고, 공기가 잘 돌았습니다.
서버는 항상 풀 모듈러를 씁니다. 유지보수할 때 케이블 하나 빼고 끼는 게 훨씬 편합니다.
12V 레일에도 싱글 레일(Single-Rail)과 멀티 레일(Multi-Rail) 방식이 있습니다.
처음엔 "멀티가 더 좋은 거 아니야?" 했는데, 요즘은 싱글 레일이 대세입니다.
왜냐하면 고성능 GPU가 순간적으로 엄청난 전력을 당겨야 하는데, 멀티 레일은 각 레일마다 전류 제한이 있어서 OCP가 오작동할 수 있습니다.
싱글 레일은 전체 12V 용량을 자유롭게 쓸 수 있어서, 고성능 빌드에 유리합니다. 대신 파워 자체에 전체 OCP가 있어서 안전합니다.
파워를 고를 때 가장 고민되는 게 "몇 W짜리를 사야 하지?"였습니다.
처음엔 "부품 TDP 다 더하면 되겠지" 했는데, 이게 아니었습니다.
https://outervision.com/power-supply-calculator 같은 사이트에서 정확히 계산할 수 있습니다.
입력 항목:
그러면 추천 파워 용량이 나옵니다.
예를 들어 제 메인 PC:
→ 계산 결과: 권장 850W, 안전하게 1000W
제가 1000W Gold를 쓰는 이유는, 나중에 업그레이드 여유를 두기 위해서입니다. GPU를 RTX 5090으로 바꿔도 파워는 그대로 쓸 수 있습니다.
오버클럭을 할 거라면, 파워 용량에 +20% 여유를 둬야 합니다. CPU를 오버클럭하면 TDP가 200W에서 300W로 튀는 경우도 있습니다.
회사에서 서버를 세팅할 때, 리던던트 파워(Redundant PSU)를 처음 봤습니다. 서버 케이스에 파워가 두 개 들어갑니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운영하는데 서버가 한 번 꺼지면, 매출 손실이 엄청납니다. 그래서 미션 크리티컬한 서버는 무조건 리던던트 파워를 씁니다.
가격은 일반 파워의 2~3배지만, 다운타임을 0으로 만드는 보험이라고 이해했습니다.
Linux 서버에서 파워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명령어입니다.
# 전체 전력 사용량 확인 (ipmitool 필요)
sudo ipmitool sensor | grep -i power
# 출력 예시:
# PSU1_Input | 425 Watts | ok
# PSU2_Input | 430 Watts | ok
# Total_Power | 855 Watts | ok
# CPU/GPU 온도 및 전력 체크
sensors
# nvidia-smi로 GPU 전력 모니터링
nvidia-smi --query-gpu=power.draw,power.limit --format=csv --loop=1
저는 서버마다 이런 모니터링을 돌려놓고, Grafana로 시각화합니다. 파워 사용량이 정격의 90%를 넘으면 알림이 오게 해뒀습니다.
파워 서플라이가 아무리 좋아도, 정전이 오면 소용없습니다. 그래서 서버는 UPS(무정전 전원 장치)를 씁니다.
UPS 설정 예시 (Linux):
# NUT (Network UPS Tools) 설치
sudo apt install nut
# UPS 설정 파일: /etc/nut/ups.conf
[myups]
driver = usbhid-ups
port = auto
desc = "Server UPS"
# 자동 셧다운 설정: /etc/nut/upsmon.conf
MONITOR myups@localhost 1 admin password master
SHUTDOWNCMD "/sbin/shutdown -h +1"
# 배터리 20% 남았을 때 안전하게 종료
집에서 쓰는 PC는 UPS 없이 그냥 멀티탭에 꽂아도 되지만, 서버는 무조건 UPS를 씁니다. 정전이 와도 5~10분 여유가 있어서, 작업 중인 데이터를 저장하고 안전하게 종료할 수 있습니다.
| 등급 (80 Plus) | 효율 (50% 부하 시) | 추천 용도 |
|---|---|---|
| Standard | 80% 이상 | 사무용, 저사양 PC |
| Bronze / Silver | 85% 이상 | 보급형 게이밍 PC |
| Gold | 90% 이상 | 고사양 작업, 24시간 서버 |
| Platinum / Titanium | 92~94% 이상 | 워크스테이션, 데이터센터 |
CPU나 램은 고장 나면 혼자 죽지만, 파워가 터지면 마더보드와 그래픽카드까지 길동무로 데리고 죽습니다.
결국 제가 이해한 파워 서플라이의 핵심은 이겁니다.
그래서 컴퓨터 고수들은 견적 짤 때 파워부터 고릅니다. 저도 서버 컴퓨터를 맞출 때는 무조건 Gold 등급 이상, 대기업 제품(Seasonic, FSP, Corsair 등)을 씁니다. 안정성은 돈으로 사는 것입니다.